주역 64괘_동인(同人) (13)_청련향
동인(同人)
👩🏫 통변
주역 64괘 가운데 동인 괘는 위로 건괘, 아래로 리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건괘는 하늘, 리괘는 불로써 건괘와 리괘 모두 위로 향하는 성질을 지닙니다. 이러한 면에서 동인 괘는 건괘와 리괘가 동일하지 않지만, 같은 방향을 향하여 나아가는 괘임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음의 자리인 2위에 음효가 자리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양효로 이루어진 동인 괘는 음이 부족한데요. 4위와 6위에 양효가 보여 유연성이 부족한 모양새이며, 5위 즉 양위에 양효가 올바르게 자리하고 있더라도 그 주변에 그를 보필하는 인력이 겸손하지 않고 5위의 양효에 대한 예의가 적어 합을 이루지 못하는 점을 읽을 수 있지요.
먼저 리괘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므로 리괘가 가진 특성을 고루 살피고자 합니다. 동인 괘에서 리괘는 음과 양의 균형이 이루어진 조화로운 위치에 배치되었습니다. 양의 자리에 양효가, 음의 자리에 음효가 자리하고 있으므로 동적이지 않고 정적입니다. 정해진 위치에서 밝게 빛을 내며 위로 향하는 성질을 가지는 데, '위'는 양으로 배치될 수 있으니 둘째 딸이 밝은 지혜를 기반으로 양을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화려하게 드러나는 면이 두드러지고, 일종의 쇼맨십이 있으나 경거망동과는 거리가 멉니다. 정적이기 때문입니다.
(팔괘취상도의 리괘 👇)
2022.12.13 - [Observation/주역 64괘] - 주역 64괘_팔괘취상도_청련향
주역 64괘_팔괘취상도_청련향
* 🎆 팔괘취상도(八卦取象圖) 🎆 괘 이름 건(乾) 곤(坤) 진(震) 손(巽) 감(坎) 리(離) 간(艮) 태(兌) 부호 속성 굳셈 순함 움직임 들어감 빠짐 고움 그침 기쁨 인륜 아버지 어머니 장남 장녀 차남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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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리괘는 건괘를 마주하는 모양으로 아버지를 설득하는 둘째 딸의 요령과 지혜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면에서 리괘는 음을 기르는 계기가 되며, 건괘는 리괘 덕분에 유연해집니다. 리괘는 건괘를 닮아 곤괘와 달리 양을 일부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점은 건괘와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을 가지게 됩니다만, 리괘 중심에 자리한 음효 덕분에 건괘의 중심인 5위의 양 효과 합을 이루므로 건괘와 리괘는 뜻을 같이하고 협동하게 될 것입니다. 아버지의 완고함을 리괘의 현명함으로 설득이 가능한 모양새입니다. 즉 건괘의 입장에서 아랫사람에 해당하는 리괘의 지혜로 윗사람이 이익을 보니 건괘는 리괘에게 포용력을 베풀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동인 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일한 지 2-3년 차의 직원이 아이디어를 냅니다. 이색적이고, 기존에 해왔던 방식과 차별화된 내용입니다. 그러나 완고하기로 소문난 부장의 의견과 일부 합일점이 있습니다. 회의는 직원의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동인 괘를 읽을 수 있겠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닙니다만 합을 이루고, 그 합을 바탕으로 함께 나아갑니다. 그러므로 막히던 일이 풀리고, 협동의 계기가 마련됩니다.
🙃 궁금 포인트
: 풀이 가운데 君子以類族辨物, '군자는 이로써 겨레를 무리 짓고 물건을 분별한다'라는 문장을 무슨 의미로 볼 수 있을까?
동인 괘는 위로 굳건한 건괘를 닮은 큰 집단의 울타리와 아래로 그에 소속되는 집단이 리괘의 명확함을 닮아 또렷하고 밝은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집단이 굳건하고 구성원 사이의 구분이 확실합니다. 이때 족(族)은 사람의 무리를, 물(物)은 동물 및 식물 등을 뜻합니다. 사람을 부족 단위로 모으고, 동물과 식물의 종류에 따라 분별하는 행위는 리괘의 특성에 따라 가능합니다. 일종의 정리정돈으로써 불분명한 것을 명확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행위의 목적은 문명 발달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문명은 누적이 필요합니다. 누적은 변화무쌍한 상황이 아니라 안정적인 울타리가 갖추어진 상태가 유리합니다.
이때 리괘가 나아가는 방향을 도와주는 것이 건괘의 '굳건함'과 '안정성'입니다. 건괘의 지원으로 리괘는 음을 발휘하여 여러 활동이 가능하고, 이 활동은 건괘와 합을 이루며, 음을 발달시킵니다. 더 나아가 누적됩니다. 분별로 얻어진 정보가 누적되어 계승할 수 있는 자료가 만들어집니다. 자료는 리괘의 특성과 다시 만나 정교해질 수 있습니다. '누적'은 건괘의 도움과 리괘의 지성(知性)이 쓰임을 얻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 흥미 포인트
: 풀이 가운데 先號咷而後笑, '먼저 울고 후에 웃는다'라는 문장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동인 괘는 양이 지나쳐 음이 곤란을 겪지만 그 쓰임이 귀중하므로 음이 난관을 잘 극복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음은 5위의 양효를 만나 합을 이루기 전까지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만 만나고 난 뒤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4위와 6위에 음효가 아닌 양효가 자리하여 일의 원만한 성취에 반작용이 예정되어 있지만, 음과 양이 합한다는 원리는 그대로이므로 2위는 5위와 합을 이룹니다. 이러한 점에서 부정적인 상황을 눈물이 나는 상황으로 보고, 또 긍정적인 상황을 웃음이 나는 상황으로 보는 관습에 따라 시작 부분에는 어려움을 겪고, 마무리 부분에서 좋은 결실을 얻게 된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동인 괘는 그 후반부로 갈수록 운세가 상승하는 특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으며, 괘의 마무리가 길하니 부정적인 괘라고 볼 수 없겠습니다. 또 동인 괘는 같은 뜻을 향하여 협동하는 행위를 내재하고 있습니다. '합심'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협동도 가능한 것일 텐데요. 이를 근거로 동인 괘는 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내적인 부분도 합이 가능함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임무에 따라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오늘은 인류를 구한 협동을 살필 수 있는 동인 괘를 다루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만나 뵐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만나요.

이상 청련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