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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_이건수_미술의 피부_청련향Meditation Note/👓 Book Review 📚 2023. 8. 22. 17:04728x90반응형SMALL
작가가 아닌,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았던 현대미술의 인상은 어떠한가? (neo tam_pixabay) 🕶️🖼️👓
미술의 피부
(p. 130)
운명에 맞서 최선의 아름다운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자존을 지키는 일이다.
어떤 이는 그 싸움을 정직하고 착하게 하고, 어떤 이는 추하고 이기적으로 벌인다.
❓영적인 탐구를 위한 매체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라면, 이러한 노고를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요❓
❓미술을 너머 예술 작품을 생산하는 이들은 과연 이 세상에 어떠한 부분에 기여할 수 있으며,
수요와 공급의 균형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또 그들의 삶이 그들의 행위로써 풍요로워질 수 있는 보편적인 방안은 무엇일까요❓
위와 같은 질문을 고민하던 와중 미술의 피부를 읽어보았는데요.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느낀 문장들을 발췌하여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차근차근 풀어보고자 합니다. 챕터는 미술의 생산자, 즉 작가 그리고 미술의 소비자와 관찰자로 분류하여 작가가 전달하고 싶었던 내용이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문장을 정리하였습니다. 🙇♀️🙇♂️🙇
🎨
미술의 생산자(生産者)
(p. 27)
미술계는 변하고 유전해야 하지만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방향의 모색,
미술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탐색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미술 작품이 이 세상에 태어나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리고 작가는 왜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요? 어떤 사람이 그린 그림을 보고, 감탄하고 또 그 그림을 사서 걸어두고 계속 보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은 무엇일까요? 그 핵심은 마음의 눈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단한 삶의 전쟁을 치르는 이유가 오로지 생존뿐이라면 그 삶은 야생의 짐승과 다름없겠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살아남기 위한 투쟁만으로 산다는 건 영혼을 혼탁하게 만드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 어떤 대상일지라도 생존과 연계되는 순간 투쟁으로 이어집니다. 미술은 순수예술을 너머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시점에서 미술 시장에 진입한 이들이 모두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합니다. 그러나 이들을 하나로 결속하는 훌륭한 가치와 비전이 있다면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p. 34)
사람은 숙성되기도 하고 부패하기도 한다.
자기의 공부가 된 작가를 만나면 향기가 나고, 그렇지 못한 작가에게선 냄새가 난다.자기의 공부가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개인의 삶이 무르익었음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할 텐데요. 이 시점은 기존의 작가의 삶과 작품을 꾸준히 관찰하고 연구하다 보면 알아차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삶에서 반드시 겪어야 할 고난과 시험이 있다면, 성취로 이어지는 것이 이롭습니다. 그러나 삶은 다양한 각도로 보아야 하죠. 세상은 여러 생명과 어우러져 사는 곳이니까요. 이를 근거로 생명마다 이루어야 할 성취의 종류와 방법이 다릅니다. 여러 예술가가 성취하여 이루어야 할 미적인 감각과 인식이 다릅니다. 이때 인식할 수 있는 나름의 방향성은 예술 생사의 주체로서 작가가 나아가고자 하는 미를 향한 의지로 설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을 그리고 싶은가? 무엇을 인식하였을 때 정서적 감응과 감동을 받는가? 끝없이 질문하며 작업을 이어갈 수 있을 테지요.
(p. 35)
예술이란 헛된 이름을 내세우는 예술가가 아닌,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더욱 의식하면서 자신의 숙성 정도에 알맞은 작품을 만들고 풀어내는
작가의 얼굴은 물처럼 편하다.결국 우리가 미술작품에서 기대하는 것은 작가 고유의 감수성과 탁월성입니다. 기성품에서 결코 발견할 수 없는 순수하고 반짝이는 귀중한 것을 찾아다는 이들을 정서적으로 만족시키는 생명력. 그러나 그 생명을 낳은 작가의 불안정함과 예측 불가한 의외성. 이러한 점들은 기묘한 설렘을 주며, 호감으로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때 흥미로운 점은 Pseudo가 아닌 것들에서 보이는 숭고함입니다. 숭고함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천박한 언행이 없는 것을 시작으로 이루어지는 숭고함은 결국 아름다움으로 인식될 텐데요. 이때 '자연스러움'이 필요합니다. 이를 '물 흐르듯이'라는 부사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물처럼 편하다'라는 말은 곧 자연스러움이 깃든 미(美)가 주는 안정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미술의 소비자(消費者)
(p. 23)
학교는 학원과 다름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진짜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소유해야 할 것이다.기질이 누적되어 형성된 자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뿐더러 개인이 지닌 고유성과 연계되므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림에 담긴 진심을 알아차리는 안목 역시 그럴지도 모릅니다. 내면에 자리한 사고처리방식, 삶을 대하는 일상의 작은 태도들이 모여 그 사람의 미적 감각을 일구기 마련일 테니까요. 그러한 복합적인 대상을 보통 '태도'라고 부르지 않을까 합니다. 태도는 대단히 내밀합니다. 결국 알맹이는 태도일 것입니다. 인터뷰가 아닌 작품 그 자체로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 가능한 경지에 이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p. 113)
조금 더 편해지기 위해, 조금 더 즐거워지기 위해,
힘들지만 지워져서는 안 될 가치들을 외면하는 것이 속물들의 근성이다.속물의 대척점이 성물이라면 현대사회야 말로 성스러운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자급자족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산업은 고도화되며, 상호의존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홀로 영적인 탐구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려면 사람과 부대끼지 않으면서 살 수 있을 사회적인 위치와 재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예술에 방해가 되고, 또 예술을 파괴하려 드는 사람을 지지할 여력은 적어도 예술가에겐 없습니다.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기에도 벅차니까요. 😶🌫️
(p. 212)
어찌 보면 모든 예술작품은 그 시대가 남긴 역사의 선물이다.
그것이 목적성을 담고 있는지,
영혼을 담고 있는지에 따라 예술과 선물의 생명력은 너무나 큰 차이를 내며 달라진다.예술작품을 단순히 역사의 산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선물로 본다는 점은 예술을 향한 애정을 읽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선물을 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것으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 그리고 작품 자체가 가진 생명력이 느껴지는 어휘이네요. 작품이 지닌 이러한 점을 우리가 '아우라'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반복되는 일상과 삶에서 숨을 불어넣어 주는 소중한 생명이겠습니다.
👓
그리고 미술의 관찰자(觀察者)
(p. 20)
인간의 정신적 진보는 시각적 진화에 얽혀 있다.
지금 이 정도의 '눈'을 얻기까지 우리는 너무나 오랜 길을 걸어왔다.
좋은 눈은 엄청난 훈련이나 노력으로도 쉽게 오지 않는다.
때문에 미술인들은 허망하고 의미 있다.이때 '허망하다'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말샘에 따르면, 거짓되고, 망령되고, 어이없고, 허무하다를 한꺼번에 전달할 수 있는 형용사입니다. 자신이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이 없으면서 가지고 있는 '척'을 한다거나, 진정으로 훌륭한 좋은 눈을 가진 사람이 세상의 진정한 인정과 보답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술인은 허망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의미 있다'라는 언급을 덧붙이는 데요. 그 감식안을 그리고자 노력해 온 '카르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해 주는 듯합니다. 노력과 결과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력을 했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바로 이 점이 예술애호가의 활동을 북돋아줍니다. 내면에 자리한 훌륭한 품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면 더욱 좋을 테고요.
(p. 160)
하지만 우리 예술의 소통 구조가 고만고만한 이유는 '근본'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기 때문이다.예술의 근본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우선 근본을 성찰하기 위한 용기가 필요할 텐데요. 용기는 담낭에서 나온다고 하지요. 그렇다면 예술가는 대담한 사람일까요? 개인적으로 동의합니다. 결과가 보장된 일이 아닌 것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헌신이, 예술에서는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이때 두려움을 먹고 자라는 것이 용기라고 한다면, 두려움은 용기를 낳는 기반일 것입니다. 예술의 근본은 어쩌면 힘없이 소멸하고 마는 생명의 유한성에 저항하는 몸짓에 담겨있을지 모르겠습니다.
(p. 253)
자신을 생각하게 만들수록 좋은 예술이다. 좋은 영화는 졸릴 정도로 자신을 생각하게 만든다.관객을 작가의 들러리로 세워 그를 숭배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가는 소탈한 제안자로서 그리고 답장을 바라지 않는 발신인으로서 작업을 이어간다면 좋은 예술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요. 부디 예술작품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기를... 🙏🏻
오늘은 미술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공유하는 미술의 피부를 읽은 감상을 공유하였는데요.
흥미로우셨기를 바랍니다. 다음에도 만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상 청련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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