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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소장] #3 십이각모란 수복강녕문 호족반_청련향Art/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감상 2022. 12. 19. 16:20728x90반응형SMALL
# 3
십이각모란 수복강녕문 호족반
정신을 고르기 위해 우리가 하는 행동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차 마시기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와 어울리는 다과도 곁들입니다. 이때 조그만 상이 필요한데요. 소반이 떠오릅니다. 그 가운데 재미있는 모양을 가진 호족반을 관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호족반(虎足盤)은 그야말로 호랑이의 다리를 가진 소반입니다. 물론 저는 호랑이의 다리를 실제로, 그것도 유심히 본 적이 없습니다만, 민화에서 표현되는 호랑이를 보았습니다. 민화 속 호랑이의 다리는 경쾌하고 우아한 곡선으로 묘사되곤 합니다. 우리에게 친근한 호랑이, 어느덧 호랑이의 해가 가고, 토끼의 해로 접어듭니다. 호랑이 해를 마무리하는 이무렵, 호족반을 이야기 해봅시다. ╰(*°▽°*)╯
호족반의 운각 장식이 단순하지만 친근하고 유쾌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수복강녕'이란 글귀가 사방(四方)에 원형으로 배치된 모습이 재치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다른 명칭 소반, 십이각모란 수복강녕문 호족반
국적/시대 한국 - 조선
출토지 인천광역시 - 강화군
재질 나무
분류 식생활 - 음식기 - 반상 - 소반
크기 높이 22cm, 지름 32.4cm
소장품 번호 신수 2511. 기능성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건강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물론 청결한 환경에서 식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을 디디는 바닥은 균으로부터 노출되기 쉬우며, 위생적으로 음식을 먹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좌식문화가 지배적인 우리나라에서 바닥에 음식을 두어 먹는 것은 허리가 정말 아프기도 하고요. 이러한 이유에서 발생한 것이 반(盤)일 테지요. 소반 덕분에 우리는 허리를 꼿꼿이 유지하면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여 식사할 수 있는 셈인데요. 이는 더 나아가 식사의 효율을 높이고, 이동에 용이성을 부여하였을 것입니다. 편리성은 물론 에너지 섭취량을 높여 생존율을 높이는 해결책을 제시한 것과 같습니다.
2. 상징성
글쓴이는 바로 위의 소반에 음각된 '수복강녕'이라는 글귀는 이러한 이유에서 새겨진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일종의 메시지를 주고 있죠. 4자의 단순함은 '이 소반을 이용하셔서 건강한 식음 생활이 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게다가 흥미로운 점이 또 있어요. 그것은 바로 동양적 세계관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에요. 위의 소반은 판 부분에 다섯 개의 원형과 가장자리가 12각을 가진 형상입니다. 이를 통하여 다섯 가지의 방위, 즉 오방(五方) 관념 및 오행(五行), 그리고 12지지(地支)와 12시(時)와 연결성을 찾을 수 있어요.
근대화 이전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은 물질을 구분하던 큰 사고의 틀이었습니다. 또 오방은 고대 동양에서 이어져온 뿌리 깊은 생각입니다. 중심을 토로 보고, 서쪽은 금, 동쪽은 목, 남쪽은 불, 북쪽은 수로 보아 이해하였습니다. 물질과 공간에 대한 이해를 숫자 5를 이용하여 갈무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위의 소반은 중심에 모란을 음각하여 배치하였습니다. 수복강녕의 길상을 상징하는 모란은 꽃 중의 왕으로서 중심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오행과 오방의 관념에도 중심에 황제를 배치한다는 점과 연결이 됩니다.
비록 12지지의 동물상이 표현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12진법을 바탕으로 한 시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위 소반의 십이각짜임은 우리에게 의미를 가집니다. '시간에 맞추어 먹으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 같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생활패턴과 리듬에도 개인의 특성이 반영되어 야행성과 주행성은 물론 식사량을 조절하는 데도 다양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알맞은 식사를 일정한 시간에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건강비결일 것입니다. 아점이 좋은 사람과 점저가 좋은 사람 모두 건강하려면 규칙적으로 먹으면 될 뿐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위의 소반은 공간과 시간에 대한 관념을 글귀와 모란의 형태의 상징으로 반영한 예술품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절묘함으로 탁월한 미감을 성취하지는 못하였지만, 민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란을 중심에 등장시킴으로써 장식미를 성취한 점은 부정할 수 없겠습니다. 👏👏👏
오늘은 소반을 감상하는 시간 가져보았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떠한 예술품을 감상할지 지켜봐주세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청련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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