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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64괘_복(復) (24)_청련향Observation/주역 64괘 2023. 3. 13. 14:12728x90반응형SMALL
복(復)
👩🏫 통변
주역 64괘 가운데 복 괘는 위로 곤괘, 아래로 진괘가 자리합니다. 땅 속에서 진동이 발생하면서 따뜻하고 안정적인 양기(陽氣)가 상승하는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길고 포근한 밤의 정적을 깨고 날이 밝아오는 아침 무렵을 떠올려 볼 수도 있겠네요. 양기는 상승하는 기운으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설 부분에서 동지(冬至)를 언급하는 점이 눈에 띕니다. 동지를 기점으로 밤의 길이는 정점을 찍고 다시 낮의 길이가 길어집니다. 동짓날은 가장 밤이 긺과 동시에 다시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인 셈인데요. 특히 농경을 통하여 식량을 생산하던 시절에는 식물을 기르는 날씨에 깊은 관심을 지녔을 테니까요. 위의 복 괘는 동지와 닮았습니다. 기존의 왕조가 소멸되고, 새로운 왕조를 열어가는 시점을 떠오르게 만드는 괘입니다.
복 괘는 박 괘와 마찬가지로 양효가 하나, 음효가 다섯입니다. 그러나 양효의 위치가 다릅니다. 양의 자리인 1 위에 올바르게 자리한 양효는 훌륭한 기초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양이 마련한 기초에 필요한 것은 기초적인 음입니다. 마침 음의 자리인 2 위에 음효가 자리한 점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위의 양효와 2 위의 음효는 합을 이루어 새로운 시작의 토대가 마련되었으나, 3 위에 음효가 자리한 점에 따라 아직 시작의 단계고, 이에 따라 기초는 완성되었지만, 전체적인 체계는 완성되지 않았다라는 것입니다. 미완성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에 성장의지를 북돋기에 충분한데요. 이러한 점에서 복 괘는 신중하고 성실함 [陽]이 미덕으로 작용하는 삶의 장면을 보여줍니다. 쉬운 예로 덧셈과 뺄셈을 익힌 아이는 이제 곱셈과 나눗셈을 배워야 합니다. 지금 이 아이는 곱셈과 나눗셈이 능숙하지 못하나 '근면하게, 성실하게' 익힌다면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이 복 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지나친 유연함은 때로 독이 됩니다. 일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평가가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문제해결을 위한 분석에 난항을 겪게 되고요. 영원한 것이 없기 때문에 문제는 언제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해결 후의 결과가 만족스러우려면 나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위의 복 괘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재한 상황에서 필요한 마음가짐을 귀띔해주고 있습니다. 양의 귀한 상황은 '정해진 것'이 부족한 것이며, '반복'을 통하여 일정함을 확보하면서 해결 가능합니다. 일정한 것은 '예측가능성'을 만들고, 이는 '신뢰'로 이어지며, 신뢰는 곧 다음 단계를 향한 '도움닫기'입니다. 반복은 이를 가능케 합니다.
🙃 궁금 포인트
: 풀이 가운데 頻復之厲 義无咎也, '거듭 반복됨의 위태로움은 의로우니 허물이 없다'라는 문장을 무슨 의미로 볼 수 있을까?
'반복'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개선을 향하여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이전에 해본 일은 다음에 더욱 잘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해보았던 일을 오늘 다시 한다는 현상을 우리는 '반복'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반복'은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마음은 이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예컨대 계속 하루하루 이어지는 반복된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 하거나 시험을 위하여 기존에 공부해 온 자료를 거듭 읽는 행위 자체를 괴로워하죠. 정서적으로 '반복'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익숙한 대상보다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마음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위의 '의로우니 허물이 없다'라는 문장을 통해 '의로움'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의롭다는 것[義]은 이로운 것[利]과 구분되는데요. 길게 보았을 때 좋은 것과 단지 현재만 좋은 것은 다르지요. 그렇지만 이 둘은 다를 뿐이지 어느 것의 가치가 더욱 높다라고 확언할 수 없습니다. 그저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것을 활용하면 될 뿐입니다. 의로운 것은 중장기 계획에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고, 이로운 것은 단기 계획에 대응하는 데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치가 됩니다. 상황이 위급하다면 이로운 것이 의로운 것보다 귀중합니다. 그러나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면, 의로운 것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데 요구되는 신뢰를 형성하는 건 이로움이 아니라 의로움이기 때문입니다.
🙃 흥미 포인트
: 풀이 가운데 敦復无悔 中以自考也, '돌아옴이 두터우니 한(恨)이 없고 중(中)으로써 스스로 밝혀낸다'라는 문장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보답이 있다면, 의욕은 상승할 것입니다. 어떤 행위에 대한 결과에 보상이 따른다면 사람은 계속 그 행위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그동안 기울인 노력에 대한 고통스러운 마음, 즉 한(恨)이 없을 것입니다. 반복된 행위가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면, 마음가짐은 이전과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반복'을 노력으로 부르기 시작할 것입니다. 노력이 필요한 분야를 인지하고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를 어떠한 결과로 이끌어준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노력'이라는 관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여럿 가운데 기준이 되는 것은 중간입니다. 이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 곧 가운데 중(中)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종종 기준을 인지하는 것을 잊기 쉽습니다. 늘 변화 속에서 살아가므로 치우치기 쉽죠. '스스로 밝혀낸다는 것'은 적은 '양(陽)'을 유지 및 발달하도록 기울이는 노력입니다. 이를 개인 삶에 비추어 보면,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과정은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변화가 많으니 '음'이지만, 길게 볼 경우 '굳어져 간다'라는 점에서 '양'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음에서 양으로 가는 과정은 반복이 요구됩니다.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쌓는 과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은 반복된 노력으로 기준을 알 수 있고, 스스로 살피며 깨우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느린 호흡으로 성장하는 복 괘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만나요.
이상 청련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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