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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소장] #7 청동 물가 풍경 무늬 거울_청련향Art/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감상 2023. 3. 15. 00:10728x90반응형SMALL
# 7
청동 물가 풍경 무늬 거울
청동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실까요? 청동 방울? 청동 검? 제사 용도로 제작하였던 귀중한 물건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데요. 바로 여기 청동 거울이 있습니다. 청동으로 제작된 청동거울은 흥미롭게도 고려시대에도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번에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볼 이야기는 고려시대 개성에서 출토된 청동 거울입니다. 청동기는 아주 머나먼 옛날이지만, 고려시대 유물에서 발견된다는 점이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이러한 점에서 고려시대에도 청동이 지닌 미감을 즐겼으며, 특히 아름다운 풍경과 결부되어 향유되었음을 알 수 있겠습니다.
청동기 시대에 귀중한 물건으로 여겨지던 청동이 개인의 실용품의 재료에 활용되었다는 점은 다음과 같이 해석이 가능할 텐데요. 첫째, 청동의 제련 기술 발달은 물론 방법이 확산되어 절묘한 미감의 가치가 널리 인정되었을 것입니다. 둘째, 종교적인 기능을 지녔던 청동기의 용도가 대중화를 겪은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남중국의 온화한 기후에 대하여 동경하는 감수성이 있었고, 이러한 특성은 고려초기 고려와 문화교류가 활발하였던 송나라의 문화를 연상하게 만드는 묘사 소재를 살필 수 있습니다.
청동 거울은 물과 닮았다. 서늘하고, 특히 고요할 때 빛을 반사하여 주변을 비춘다. 청동거울의 뒷면에 장식된 물가 풍경은 청동이 지닌 특성에 대하여 당시 고려인이 어떠한 인상을 받았을지 유추할 수 있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다른 명칭 靑銅 水景文 鏡
국적/시대 한국 - 고려
출토지 경기도 - 개성부근
재질 금속 - 동합금
분류 주생활 - 생활용품/가전 - 화장구 - 경
크기 지름 17.7cm
소장품 번호 덕수 25841. 기능성
거울의 기능은 비추어 보는 것입니다. 거울의 비친 누군가의 얼굴을 살피거나, 외부의 빛을 반사하여 어떠한 대상을 향하게 할 수 있는데요. 우선 위의 청동거울이 제의를 위한 도구로 출발한 점은 변함이 없으나, 고려시대에 제작되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고려시대는 왕조 국가로 청동기의 제정일치 사회와 시대적인 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청동기의 애니미즘과 토테미즘의 신앙체계를 기저로 통일신라 시대에 번성하였던 불교문화가 극치에 이르게 되는 특징을 가진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본 청동거울은 제사장의 제의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공적인 영역이 아닌 개인의 사치품 영역으로 중심축을 옮긴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 근거가 중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저의 생각은 위의 청동거울의 뒷면에 새겨진 물가무늬 풍경에서 근거를 찾은 것입니다. 우선 개인의 꾸밈새를 가꾸는 용도인 거울이라면 어떠한 기능이 중요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때 거울의 뒷면손으로 들고 자신을 비추어 볼 가능성이 크고요. 이러한 점에서 거울의 뒷면을 미끄럼 방지를 위한 요철이 요구됩니다. 또 거울 뒷면의 중심부에 자리한 구멍은 손잡이를 끼워 한 손으로 편하게 비추어 볼 수 있도록 하였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부분들로 보아 사용하는 사람을 배려한 여러 가지 장치를 살필 수 있습니다. 실용품은 기능이 뛰어날수록 경쟁력이 있으니까요.
2. 상징성
청동거울의 뒷면에 물가 풍경을 묘사하였다는 점은 여유롭고 시원한 감정을 야기합니다. 청동은 금속이기에 솜이나 원단과 달리 서늘할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비교적 서늘한 것이 바로 산에 자리한 바위이듯, 금속은 집중적으로 달구지 않는 이상 낮은 온도를 가집니다. *꽃이 피어나는 봄은 남녀 모두 치장하며 아름다움을 더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공기가 데워지며 발생하는 불쾌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겨우내 언 몸이 녹기 때문일까요. 몸의 긴장이 풀어지며 밝은 낮에도 잠이 솔솔 오지요. 이때 만약 상쾌한 바람이 부는 물가로 꽃놀이를 하러 가면 좋으련만, 우리는 늘 놀 수만은 없지요. 이때 일종의 그리움이 발생합니다. '아, 그때 그 뱃놀이 갔던 그곳이 그립구나'하면서요. 선선한 바람도 생각나겠지요.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외출 전 옷매무새를 다듬을 일은 늘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살피고 가꾸는 것은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귀족등 신분이 높아 하인을 고용할 수 있었던 이가 사용하였을 가능성을 읽을 수 있겠습니다.
* 멋쟁이는 봄에만 자신을 치장하는 것이 아니지요. 다만 청동이 주는 인상과 봄에 남녀가 어울리며 자신을 꾸미는 시절이 가장 긴밀하게 위의 청동거울을 설명하는 데 용이할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언급하였음을 밝힙니다. 😊
그 풍경을 노닐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오늘은 거울 앞에서 매무새를 다듬을 수밖에 없었던 어느 '귀족'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은
물가 풍경 무늬가 돋을새김 된 시원한 청동거울이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
오늘은 꽃이 하나 둘 피어나는 봄과 어울리는 고려시대 청동 물가 풍경 무늬 거울의 기능성과 상징성을 살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만나요!
이상 청련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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